‘집’은 더 이상 고정된 장소가 아닙니다
디지털 유목민이라는 삶을 처음 접하면 대부분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라는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십니다.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는 점,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하루아침에 집을 바꾸고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은 이 생활 방식의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 자유로움 속에도 우리는 결국 ‘거주지’라는 공간에 매일 머물게 됩니다.
디지털 유목민도 결국 하루의 시작과 끝을 맞이하는 곳이 필요합니다. 바로 ‘집’입니다.
다만 이 집은 고정된 부동산이 아니라, 이동할 수 있는 집, 임시적이지만 익숙한 공간, 그리고 일과 삶이 모두 가능한 작업 공간을 의미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여행자와 다르지 않겠지’라는 생각으로 단기 숙소만 전전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디지털 유목민의 삶에 적합한 집의 조건이 명확하게 정리되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직접 여러 국가에서 살아보며 체득한 디지털 유목민이 사는 집의 실제 모습과 선택 기준, 그리고 지역에 따른 특징적인 구조를 담아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디지털 유목민이 집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들
일반적인 거주자들은 집을 고를 때 교통편, 학군, 소유 여부 등을 고려하지만, 디지털 유목민이 집을 선택할 때는 기준이 전혀 다릅니다. ‘단기 체류’, ‘원격 근무’, ‘이동성’, ‘비용 효율’이라는 네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며, 무엇보다 일과 생활을 동시에 꾸릴 수 있는 환경이 필수입니다.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
디지털 유목민에게 인터넷은 생존의 도구입니다. 그래서 숙소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체크하는 것은 와이파이 속도입니다. 단순히 제공 여부가 아닌, 실제 속도와 끊김이 없는 업타임이 가장 중요합니다. Speedtest 앱을 이용해 계약 전 실제 속도를 확인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조용하고 안정적인 생활 환경
다른 세입자와 공유하지 않는 독립 구조, 방음, 환기, 채광 등의 요소도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시끄러운 거리 옆이나 클럽 근처에 위치한 집은 아무리 저렴해도 장기 체류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업무에 적합한 책상 구조
노트북만 올려놓는 책상이 아닌, 장시간 앉아 있어도 편한 의자, 조명이 좋은 작업 공간이 필요합니다. 작업 테이블이 없거나 의자가 식당용이라면, 추가 비용을 들여 코워킹 스페이스를 병행해야 합니다.
주방, 세탁기, 에어컨 등의 기본 생활 인프라
외식만으로는 건강과 비용 관리 모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그래서 요리할 수 있는 주방, 세탁할 수 있는 세탁기, 혹서기와 한기를 대비할 수 있는 냉난방 장치는 기본입니다.
월 임대 가능 여부
호텔이나 단기 에어비앤비는 가격이 높고 불안정합니다. 유목민은 보통 1~3개월 단위로 월세 계약이 가능한 곳을 선호하며, 디스카운트 협상이 가능한 구조인지도 중요한 사항입니다.
이처럼 유목민은 ‘살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일과 삶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집으로 선택합니다.
실제 집의 내부 모습 – 기능적으로 완벽한 구조
그렇다면 디지털 유목민이 실제로 살아가는 집은 어떤 구조일까요?
도시마다 차이는 있지만, 공통으로 다음과 같은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원룸 또는 스튜디오 타입
공간은 넓지 않지만 모든 것이 갖춰진 구조입니다. 침실, 거실, 주방이 분리되지 않은 구조가 일반적이며, 청소나 관리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넓은 창문과 채광
긴 시간을 집 안에서 보내야 하기에 채광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연광이 충분한 공간은 정신 건강과 작업 효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미니멀한 가구 배치
과하게 많은 가구는 오히려 부담됩니다. 대부분의 유목민 집은 최소한의 가구만 배치되어 있고, 대신 작업 공간(책상 + 조명)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실용 중심의 주방
조리 도구가 기본적으로 갖춰진 작은 주방이 있으며, 혼자 밥 먹거나 간단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도시락을 싸거나 장기 체류 중 직접 요리하는 유목민도 많습니다.
샤워실은 독립된 욕실 구조
공용 화장실이 아닌, 독립 욕실은 반드시 확인하는 요소입니다. 위생과 프라이버시 모두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동남아나 중남미 일부 도시에서는 방마다 작은 발코니가 딸린 구조도 흔합니다. 그 공간에서 아침마다 커피를 마시며 일과를 시작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유목민의 집은 호화롭지는 않지만, 내 일상을 중심으로 최적화된 공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도시별로 다른 유목민의 주거 형태 – 예산과 지역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구조
디지털 유목민이 사는 집은 도시별로 차이가 큽니다. 국가와 지역의 특성, 물가, 문화, 인프라 수준에 따라 선택의 폭과 조건이 달라집니다. 몇 가지 대표 도시를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조지아 트빌리시
- 평균 월세: 400~500달러
- 고층 아파트가 많으며, 대부분 가구·가전 포함
- 인터넷 속도 빠름 (광랜 제공)
- 주방, 세탁기 기본 포함
포르투갈 리스본
- 평균 월세: 700~1,200유로
- 유럽 특유의 고풍스러운 구조, 다만 방음은 약한 편
- 에어비앤비 장기 임대 비중 높음
- 고속 와이파이 + 공유 인프라 뛰어남
태국 치앙마이
- 평균 월세: 300~500달러
- 콘도 형태의 신축 건물 많음
- 실외 수영장, 피트니스 포함된 곳도 있음
- 주변에 카페, 세탁소, 시장 밀집
멕시코 산크리스토발
- 평균 월세: 200~400달러
- 현지 스타일의 로컬 하우스 구조
- 난방이 약해 겨울에 대비 필요
- 인터넷은 지역에 따라 속도 편차 큼
도시마다 비용과 집의 형태는 달라도, 유목민이 집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바로 ‘생활과 업무가 함께 가능하냐?’는 점입니다.
유목민의 집은 거처가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입니다
디지털 유목민이 사는 집은 단순히 하루 머무는 공간이 아닙니다.
그곳은 일을 하고, 쉬고, 연결하고, 배우고, 다시 나아갈 에너지를 채우는 플랫폼입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호텔과 에어비앤비만 전전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나는 어느 공간에서 가장 집중이 잘 되는가?”, “어떤 집 구조가 나에게 편안함을 주는가?”를 계속해서 되물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도시를 옮길 때마다 일정한 기준을 바탕으로 집을 고르고,
그 집을 ‘이동형 오피스’이자 ‘작은 나만의 세계’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디지털 유목민의 삶을 준비하고 계시거나,
현재 여러 도시를 전전하고 계신다면,
‘집’이라는 개념을 꼭 다시 정의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화려하거나 멋진 공간이 아니라,
작고 단순하지만 내가 온전히 머물 수 있는 공간.
그곳이야말로 디지털 유목민에게 진짜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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