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목민

디지털 유목민이 피한 도시 – 살기 어려웠던 이유 정리

Edward1281 2025. 7. 18. 12:02

환상은 있었지만, 현실은 달랐던 그곳에서 배운 것들

디지털 유목민으로 이 도시는 다시 가고 싶지 않다

 

모든 도시는 유목민에게 이상적인 공간이 되지 않습니다

디지털 유목민으로 살아가며 저는 정말 많은 도시를 경험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곳이 설레고, 하루하루가 새롭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생활이 반복되면서, ‘여행자에게는 좋은 도시지만 유목민에게는 맞지 않는 곳’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유목민의 삶은 단순한 여행이 아닙니다.
일도 해야 하고, 집도 구해야 하며, 인터넷도 안정적으로 연결되어야 하고, 무엇보다 일상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낯선 문화나 불편한 환경도 흥미롭게 느껴지지만, 그게 반복되면 삶의 질 자체가 떨어지는 경험으로 이어집니다.

이 글은 특정 도시를 비하하려는 목적이 아닙니다.
단지 ‘디지털 유목민’이라는 관점에서 체류에 어려움이 있었던 도시의 공통적인 문제점과, 다시는 가지 않을 이유를 솔직하게 공유하고자 합니다.
여행으로는 좋았지만, 실제로 살아보니 어려움이 많았던 도시들이 있습니다.
그 경험들이,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 더 나은 도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인터넷은 연결됐지만, 일은 안 됐던 도시

디지털 유목민에게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인터넷 환경입니다.
인터넷이 빠르고 안정적이어야 업무를 원활하게 할 수 있고,
영상 회의, 콘텐츠 업로드, 클라이언트와의 협업도 지장이 없습니다.

제가 한동안 머물렀던 남미의 한 도시는 외형상 매력이 넘치는 곳이었습니다.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 따뜻한 날씨, 현지인의 친절함까지 처음엔 정말 완벽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살아보며 저는 인터넷 스트레스로 매일 고통스럽게 보냈습니다.

와이파이가 자주 끊기고,
속도는 한국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백업이나 영상 업로드가 하루 종일 걸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현지인들조차 “여기는 인터넷에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결국 저는 중요한 화상 미팅을 놓쳤고, 클라이언트에게 양해를 구해야 했으며,
한 달 계획했던 체류를 2주 만에 접고 도시를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경험은 제가 도시를 선택할 때 ‘분위기’보다 ‘인프라’를 먼저 확인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낭만보다 치안이 먼저였던 도시

‘위험하다’는 말은 대부분의 여행자에게는 경고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사는 유목민 입장에서는 매일 반복되는 스트레스로 이어집니다.
특히 노트북, 카메라, 스마트폰 등 고가 장비를 늘 들고 다녀야 하는 유목민에게 치안 문제는 생존과도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제가 한 달 가까이 머물렀던 중남미의 한 도시
SNS에서 ‘디지털 유목민의 천국’으로 자주 소개되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도착해 보니,

  • 해가 지면 거리를 걷는 것조차 위험했고,
  • 숙소에서도 문을 이중으로 잠가야 했으며,
  • 거리에서 핸드폰을 꺼내는 순간 곁눈질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코워킹 스페이스에서도 장비를 도난당한 외국인을 여러 명 보았습니다.
그곳의 현지인은 저에게 “낯선 사람에게 너무 말을 걸지 마세요. 이 동네는 그렇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조용히 전해주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저는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저렴하고, 풍경이 아름답고, 커뮤니티가 많더라도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도시에서는 지속적인 생활이 어렵다는 사실을요.
그 도시를 떠나던 날, 저는 다시 한번 확신했습니다.
“이 도시는 절대로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고요.

 

환율과 물가가 실망으로 바뀐 도시

처음엔 모든 것이 싸 보였습니다.
길거리 음식이 저렴하고, 월세도 생각보다 낮고, 교통비 역시 부담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체류가 길어지면서 저는 점점 ‘숨은 비용’에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인에게만 적용되는 이중 가격,
 병원과 약국에서 부과되는 외국인 추가 비용,
 세탁, 청소, 협업 공간 사용 등에서 드는 숨은 지출,
 신용카드가 통하지 않아 생기는 ATM 수수료 폭탄…

‘싸다’는 이미지만 믿고 그 도시에 정착했던 저는
예상보다 30% 이상 초과한 지출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그 도시의 환율 변동성이 너무 커서,
한 달 만에 체감 물가가 훌쩍 올라버리는 경험도 했습니다.

또한 외국인 유입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현지 물가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가고 있다는 것도 한몫했습니다.
결국 저는 거주지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다른 도시로 이동했습니다.
겉으로는 ‘저렴한 삶’을 선전하던 그 도시도, 실제 체류해 보니 전혀 지속 가능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모든 도시가 ‘삶’을 담기 좋은 공간은 아닙니다

디지털 유목민의 삶은 단순한 체험이나 여행이 아닙니다.
그곳에서 일도 하고, 생활도 하고, 연결도 하며 일상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어느 도시든 무조건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다짐한 도시들도, 누군가에게는 좋은 기억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목민으로서의 기준은 분명히 다릅니다.

  • 인터넷이 안정적인가?
  • 생활비가 지속 가능한 수준인가?
  • 장비를 들고 안전하게 거리를 다닐 수 있는가?
  • 비자나 행정 절차가 번거롭지 않은가?

이런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하게 되는 도시라면,
저는 그곳을 선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 도시를 떠날 땐 늘 아쉬움이 남지만,
돌아가지 않겠다는 결정에는 삶을 지키고 싶은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디지털 유목민으로 살아가고 계시거나, 이 삶을 준비 중이시라면
단순한 여행 후기를 넘어 ‘살아보기’의 관점으로 도시를 바라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삶은 짧고, 도시들은 많습니다.
다시 가고 싶지 않은 도시를 알아두는 것 역시, 좋은 도시를 만나는 길의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