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안전’ 위에서 비로소 완성됩니다
디지털 유목민의 삶은 자유롭고 유동적입니다. 언제든 도시를 옮길 수 있고, 사무실 없이도 일할 수 있으며, 새로운 문화와 환경을 매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장점은 단 하나의 조건이 충족될 때만 제대로 작동합니다. 바로 ‘안전’입니다.
많은 분이 디지털 유목민이 머무는 도시에 대해 가장 많이 묻는 말 중 하나가 바로 “거기 위험하지 않았나요?”입니다. 실제로 유목민으로 살아가면서 마주한 수많은 도시는 각기 다른 분위기와 치안 수준을 가지고 있었고, 그중에는 밤 외출조차 쉽지 않았던 지역도 있었습니다. 반면, 제가 머물렀던 도시 중에는 밤늦게까지 산책해도 마음이 편안했던 도시도 있었고, 그 경험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직접 체류했던 수십 개 도시 중, ‘안전하다’는 감정을 강하게 느꼈던 도시 한 곳을 중심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단순한 범죄 통계 수치를 넘어서, 실제로 그곳에서 살아본 사람만이 말할 수 있는 체감 안전도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디지털 유목민으로의 삶을 준비하시는 분들, 혹은 가족과 함께 안전한 해외 장기 체류지를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타이완 타이중 – 디지털 유목민이 체감한 '가장 안전한 도시'
제가 머물렀던 도시 중에서 가장 강하게 “여긴 정말 안전하구나”라는 감정을 느꼈던 도시는 타이완의 타이중(Taichung)입니다. 대만의 수도는 타이베이지만, 유목민 커뮤니티에서는 타이중이 훨씬 더 조용하고 안정적인 체류지로 자주 언급됩니다.
타이중은 대만 중서부에 위치한 도시로, 기후가 온화하고, 물가도 합리적이며, 무엇보다 범죄율이 극도로 낮은 도시입니다. 제가 체류하던 시기에는 여성 유목민 혼자 야간에도 자유롭게 산책하거나, 카페에서 늦게까지 작업하는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현지인들도 “타이중은 정말 조용하고 사람들도 순하다”고 자주 말하곤 했습니다.
도시 전체의 분위기가 매우 차분하고 여유롭습니다. 골목길에서도 불편한 시선을 느끼지 않았고, 택시 기사나 상점 직원들도 매우 친절하게 응대해 주셨습니다. 밤에 혼자 편의점에 가거나, 공원 벤치에 앉아 작업을 해도 심리적인 불안감이 전혀 없었던 도시는 타이중이 유일했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타이중 역시 완벽한 도시는 아닙니다. 대중교통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고, 영어 소통이 조금 어려운 구역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디지털 유목민이 체류하는 데 가장 중요한 ‘심리적 안전감’과 ‘환경적 안정성’ 측면에서는 제가 체류했던 모든 도시 중에서 단연 최고였습니다.
일상에서 느껴지는 ‘안전함’의 섬세함
타이중에서 체류하며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느낀 부분은, 작은 일상에서도 안전이 철저히 지켜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도심 곳곳에는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이 밀집해 있어 언제든 사람들과 마주칠 수 있었고, 조명이 잘 정비된 인도 덕분에 밤길도 전혀 두렵지 않았습니다.
또한, 길거리의 CCTV 설치율이 높고, 경찰 순찰이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며, 오토바이와 차량 운전자들도 보행자 우선 문화를 철저히 지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 번은 노트북을 들고 카페에서 일하다 잠시 자리를 비운 적이 있었는데, 아무도 제 자리에 손을 대지 않았고, 되려 직원분이 조용히 물건을 지켜주고 계셨습니다.
아파트나 게스트하우스 등 숙소 선택 시에도 보안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편이었습니다. 출입문 카드키, 출입자 기록 관리, 엘리베이터 보안 층 제한 등 한국 못지않은 보안 체계를 갖춘 곳들이 많았고, 여성 혼자 여행하는 경우에도 큰 부담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또한 타이중 시민들의 전반적인 정서가 매우 차분하고 온화합니다. 시비를 거는 사람을 한 번도 보지 못했으며,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든 다정하게 도와주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습니다. 이 모든 요소가 모여서 ‘안전한 도시’라는 인상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었고, 저처럼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디지털 유목민에게 큰 정서적 안정감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디지털 유목민에게 왜 '안전한 도시'가 중요한가요?
디지털 유목민의 삶은 끊임없이 새로운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 과정에서 숙소도 바뀌고, 작업 장소도 달라지며, 문화도 언어도 새롭게 경험해야 하지요. 이처럼 끊임없는 변화를 감당하면서 삶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정서적 안정감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그리고 이 안정감은 ‘안전한 환경’에서만 제대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한 도시에서 외출이 불안하거나, 밤에 마음 놓고 돌아다닐 수 없다면 유목민의 루틴은 바로 무너지게 됩니다. 늦은 저녁 카페에서 작업할 수 없고, 조깅이나 산책 같은 일상의 활동이 제한되면, 정신적인 피로감도 급격히 높아지게 되죠.
또한, 디지털 유목민 대부분은 고가의 장비를 소지하고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트북, 카메라, 외장하드, 스마트폰 등이 항상 가방에 들어 있으니, 주변 환경이 불안하면 당연히 작업에도 집중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타이중 같은 도시는 노트북을 들고 카페에 오래 앉아도 전혀 불안하지 않고, 새벽 산책이나 야외 콘텐츠 촬영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유목민의 작업 루틴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해줍니다. 결과적으로 ‘안전한 도시’란 단순히 범죄율이 낮은 도시가 아니라, ‘매일의 루틴을 편안하게 지속할 수 있는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편해야, 일도 삶도 지속됩니다
디지털 유목민으로서 다양한 도시를 돌아다니며 느꼈던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결국 ‘마음의 편안함’이었습니다. 매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혼자 일하며 살아가는 삶 속에서 몸과 마음이 동시에 편안해지는 도시는 정말 드물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타이완 타이중은 저에게 유일하게 온전히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었던 도시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도시를 경험하는 방식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제가 머물렀던 한 달 남짓의 시간 동안 타이중은 단 한 번도 저를 불안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혼자 카페에서 일하고, 새벽 산책을 하고, 모르는 현지인과 미소를 주고받았던 그 모든 순간이 정서적 안정을 만들어 준 요소였고, 그것이 바로 유목민으로서의 지속 가능한 삶을 가능하게 해주는 가장 큰 조건이었습니다.
디지털 유목민의 삶을 꿈꾸고 계신다면, 혹은 현재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루틴이 흔들리고 있다면, ‘안전한 도시’라는 기준을 다시 한번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자유를 선택했지만, 그 자유는 반드시 ‘안전 위에 세워져야’ 진짜 의미를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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